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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창업, 교수님과 함께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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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정인오

포스텍 홀딩스 심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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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보다 대학원 학위 후 진로가 다양해짐과 더불어 최근의 스타트업 붐 덕에 대학원 졸업 후 창업을 꿈꾸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특히 오랜 기간 연구하며 나만의 전문성을 구축한 영역에서 창업 한다는 것은 참 멋져 보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막상 본격적인 창업을 생각하니 학업과는 다른 막막함이 느껴집니다. 특히 함께 연구를 지도해주신 교수님과 으레 함께 창업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그동안 주변에서 보아온 사례들을 모아, 지금 이 순간 창업을 고민하고 있을 대학원생 분들이 미리 고민해 보시면 좋을 만한 포인트들을 다뤄 보았습니다.

대학원 연구실 기반 창업팀의 강점

자신의 연구분야에서 창업할 경우 전문성을 엣지로 활용할 수 있다.

창업하게 되면 가장 자주 마주하게 되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경쟁사와의 차별점’ 일 것입니다. 차별화를 만드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정 영역에서 경쟁사보다 지식적/경험적 깊이를 가지고 있다면 이것을 곧 차별성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고도의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 딥테크 창업팀들의 경우, 이러한 연유로 당연하게도 대학 연구실 혹은 기관 연구소 출신팀이 많습니다. 가장 첨단에 있는 연구 성과를 사업화 함에 따라 시장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아이템을 들고나오는 경우가 많고, 그 자체로 주목을 받게 되는 경우들이 왕왕 있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창업 멤버로 함께 하실 경우

창업멤버로 교수님에 함께 하시게 된다면, 특정 분야에 대한 팀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팀에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안정감과 지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며, 팀에 부족한 외부 네트워크나 인프라 활용 측면의 혜택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제품 개발이나 연구가 막힐 때, 혹은 미궁에 빠진 트러블 슈팅 등 기술 개발의 암초에 직면했을 때 교수님의 오랜 경험에 기댈 수 있다면 그만큼 든든한 지원자 따로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외부의 시야로 볼 때, 교수님이 팀에 합류할 경우 오랜 시간 깊이 있는 관계를 맺어온 이들이 팀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므로 팀원으로서의 조건은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민할 것: 현실적인 문제

우선 대학원생이 교수님께 공동 창업을 제안드리는 것은 사실상 굉장히 드문 경우에 속합니다. 교수님은 이미 본업인 학문적 연구와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계시기 때문에 창업에 필요한 시간을 별도로 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교수님이 창업에 관심이 있으시더라도 학교의 겸직 규정과 같은 제도적인 측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과연 교수님이 창업에 풀타임으로 전념하실 수 있을지도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학교에 관여하셔야 할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며, 이 때문에 교수님이 회사 경영에 100% 집중하여 풀타임으로 참여해주시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창업팀 멤버에게 기대하는 팀에 대한 집중도에 훨씬 못 미칠 수 있습니다.

역으로 교수님이 창업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교수님의 본업인 연구와 교육에 소홀해지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대학원 지망생들의 경우, 스타트업을 창업한 교수님의 연구실에 진학하는 것을 꺼리기도 합니다. 대학원생 입장에서도 자신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상태인지 자기 점검이 필요합니다.

창업을 하게 되면 더 이상 단순한 사제지간의 관계가 아니라, 함께 리스크를 분담하고 협력해야 하는 팀원으로 관계가 바뀌어야 합니다. 교수님과 이러한 관계 형성이 가능한지 깊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대학원생과 교수님 간의 공동 창업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결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드시 짚고 갈 것

1. 창업의 주체(대표)에 대한 명확한 정의

창업 후 교수님과의 관계 변화와 연관하여, 연구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대표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이 결정은 지분 구조와 팀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앞서 언급 했듯 멤버들과 팀을 이룬 이상 이들은 공동창업자 관계에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 중 대표가 누구인지 명확해야 하며, 팀원은 주요 의사결정에 대표의 의견에 따라야 합니다.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했던 동료들과 창업하는 경우 이렇게 대표자와 팀원으로 관계를 재정의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지만, 하나의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교수님이 포함된 팀에서 대학원생이 대표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수님과는 더 이상 단순한 사제 관계가 아니라, 공동 창업자로서의 관계이며, 때로는 대표의 의사에 팀원이 따라야 하는 점 역시 동일합니다.

회사를 책임지고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고, 예측 불가하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을 대표로 정하고 적절한 지분을 배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지분 구성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근무 형태만을 생각했을 때는 일반적으로 풀타임으로 회사에 기여하는 사람에게 파트타이머보다 더 많은 지분을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는 이들이 회사의 성장과 직접적인 성과를 위해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고, 리스크를 감당하며, 회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현재 시장에서 활약 중인 한 AI 딥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대학원 동기들과 교수님이 예비 창업자 단계부터 함께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제 졸업이 예정된 멤버들은 곧바로 풀타임 근무를 시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표를 맡은 이에게 무게감 있는 지분을 실어주었습니다.

한편 지속해서 팀에 기술 자문과 연구 도움을 주실 교수님은 겸직이자 파트타이머로 회사에 근무하시는 조건으로 함께 하셨는데요. 이때 교수님에게 소량이더라도 지분을 배분하여 기업의 성장과 이해관계가 일치되도록 협의하였습니다. 현재는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팀 내에서, 그리고 팀과 교수님 사이 시너지를 내며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2. 내적인 역할과 권한에 대한 고민

근무 형태와 지분 등 외적인 구조에 이어, 실질적인 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기업으로서의 마인드 세팅이 필요합니다. 같은 연구실 내의 선후배 관계, 사제지간에서 출발하는 창업팀은 처음에는 외적인 역할 분담에 따르더라도 어느 순간 기존의 위계에 따라 윗사람의 의견에 무의식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라도 구성원의 각 역할과 권한에 대해 상호 정의를 하고, 의식적으로 리마인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창업 초기에는 수시로 덮쳐오는 문제 해결을 위해 팀원 모두가 달려들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것은 창업 시 설정한 각 역할이 있음에도, 이전 관성에 따라 연구실에서의 윗 사람에게 허가를 받으며 업무를 진행하고, 윗 사람은 점점 마이크로 매니저가 되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전자회로 관련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한 테크 기업의 사례를 들자면 대표는 사업개발에 전념을, 교수님은 CTO로 기술개발에 매진하며 명확한 역할 분담을 하였습니다.

본 팀의 경우 대표는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의 진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상황에 맞는 제품의 Goal을 제시하였습니다. 한편 CTO는 전문성을 활용해 제시된 영역에서 경쟁사보다 뛰어난 제품을 도출해 내는데 기여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은 연구실에서의 합을 살려 정기적으로 회사의 현재 위치에 대해 진단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이 팀은 이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해 갔으며, 업계에서 점차 가장 우수한 제품 개발 역량을 지닌 기업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연구실 창업팀도 결국 다른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

연구실 멤버들이 모여 창업을 준비한다는 것은, 특정 분야 전문가 집단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그 자체로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각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분명 흥미롭고 도전적인 여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의 성공을 위해 누군가는 익숙하지 않은, 심지어 지루할 수도 있는 일들을 맡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업무도 회사의 성장과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해 팀원 모두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것 역시 필수입니다.

이에 더해 외부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점차 팀 내에서 부재했던 역량들을 하나씩 채워가 균형을 맞추어가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그동안 공들여온 연구 성과를 사업으로 이어가기로 결심하고, 창업을 본격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지금 멤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생각합니다.

창업이라는 막연한 과정 앞에서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습니다. 같은 분야에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동료나 교수님을 멤버로 섭외하는 것은 안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함께 리스크를 감내하며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합일지 한 번쯤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기술적인 전문성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감각과 팀워크를 고려한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과정의 시작이기에 제로베이스에서 팀 구성을 고민해 보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팀 구성에 관해서는 다양한 자료와 글들을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언급한 사례는 극히 일부입니다. 다른 창업가들의 경험담과 조언, 앞서나간 수많은 스타트업의 사례들을 관심을 가지고 접해본다면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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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오(포스텍 홀딩스 심사역)

포스텍 홀딩스에서 초기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예비창업 및 실험실 창업팀을 만나 많은 시간 소통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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