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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스타트업 기업가치평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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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파트너변호사 / 그래비티벤처스 전략이사

초기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협상하는 방법은 정해진 정답이 없는 부분입니다. 이런 주제에 대해 코드박스의 서광열 대표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현재 서광열 대표가 운영하는 코드박스(ZUZU)는 200억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ZUZU 서비스는 많은 비상장 주식회사의 지분 관리 및 법인 관리를 지원합니다. 서광열 대표의 경험과 서비스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들어봅니다.

초기 스타트업 기업가치 평가, VC의 논리는?

류재언 변호사

스타트업 입장에서 투자를 받을 때 밸류에이션이 중요할 텐데, 처음 투자를 받으셨을 때 기업 가치는 어느 정도였나요?

서광열 대표

창업 후 6개월 만에 기업가치 30억에 6억을 투자받았습니다. 실질 매출은 없었지만 2018년 1월에 투자를 받았는데, 그 당시 괜찮은 팀으로 평가될 때 VC가 책정하는 기업가치가 약 25억에서 30억이었어요. 팀만 구성된 상태더라도 팀원들이 유능하고 장밋빛 비전이 있다면 기업가치 30억을 제시해도 받아들여졌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코드박스는 자본금 500만 원의 회사였지만, 갑자기 30억짜리 회사가 됐습니다. 받는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류재언 변호사

사실 첫 투자라면 투자 경험도 없지만 매출도 없는 상태라 어떤 논리로 가치가 매겨진 것인지 궁금하셨겠습니다.

서광열 대표

처음에는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투자 계약서를 보고 통장에 찍힌 돈을 보면서 30억짜리 회사를 가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점차 30억이라는 숫자가 단순히 ‘우리 회사가 30억 짜리다’를 의미하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초기 기업가치 평가는 실질적인 회계적 회사 가치보다는 1) 회사 입장에서 신규 투자를 통해 다음 라운드까지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과 2) 동시에 투자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는 것, 이 둘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시드 투자로 기업가치 30억에 투자금 6억을 받았다면 이 투자금은 회사가 다음 라운드 투자까지 성장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이와 동시에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15%~20% 정도의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로직에 따라 계산된 기업가치인 거죠. 

류재언 변호사

듣고 보니 어떤 가치평가 방식보다 초기 스타트업에는 아주 설득력 있는 로직인 것 같습니다.

서광열 대표

요즘은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거품이 많이 사라진 분위기이기에, 극초기 기업에 투자할 때에는 10억 밸류에 1억을 투자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 경우 살아남을 기간 동안 필요한 돈이 충분히 지급되지 않는 경향이 있죠. 10억 밸류에 1억을 준다는 건 1년 동안 창업자들이 월급을 받지 않고 투자금을 적재적소에 필요한 비용(개발비 또는 마케팅비용 등)으로 사용하며, 1년 후에 30억~50억까지 기업가치를 높여서 다음 투자를 받길 바라는 겁니다.

기업가치, 높은 게 정답은 아닌 이유

류재언 변호사

2019년과 2020년 자금 유동성이 극대화되었을 때, 팀만 구성된 초기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가 100억~150억에 달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후한 평가가 있었던 시기였죠. 그러나 현재 시장 상황은 다릅니다. 돈이 부족한 스타트업 시장에서는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실제 매출과 빠르게 이익을 내는 회사들에 자금이 집중되고, 그렇지 못한 곳은 낮은 가치 평가를 받고 있어요.

서광열 대표

이런 상황일수록 기업가치의 숫자보다는 기업가치 산정 이후를 생각하며 협상에 나서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회사 가치를 100억으로 유지하면서 1억을 투자받을 수도 있어요. 이때 기업가치가 여전히 100억인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1억은 금방 사라질 수 있어요. 투자금이 떨어지기 전에 기존 투자 밸류인 100억 이상의 밸류로 투자자를 구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해요. 

류재언 변호사

네, 대표님. 너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기업에 고가의 밸류에이션이 책정될 때 일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아 좋아 보일 수 있지만, 투자금이 소진되고 그다음 라운드 투자를 받을 때는 신규 투자 기회를 막는 결과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서광열 대표

창업자들이 보기에 낮은 밸류에 적은 투자금을 받는 것이 가장 나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낮은 밸류에 투자받으면 향후 투자받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10억 밸류에 1억을 받으면 1년 후에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100억 밸류에 1억을 받으면 후속 투자를 투자자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VC들이 보기에 가장 잘못된 투자 유치 사례가 바로 높은 밸류에 적은 금액을 받는 겁니다. 투자를 받아도 큰 여유가 없고 이후 투자에도 허들이 되는 점에서, 스타트업의 생존 확률을 극도로 낮추는 투자 방식이죠. 

스타트업 기업가치 협상의 포인트

류재언 변호사

투자 유치 과정에서 창업자가 투자자와 기업가치를 협상할 때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서광열 대표

투자 유치는 한 VC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복수의 VC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오퍼를 고려해야 합니다. 코드박스를 예로 들면 회사 가치를 30억으로 평가한 VC도 있었고, 20억으로 평가하면서 추가 멘토링을 제안한 곳도 있었습니다. VC마다 스타일과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다르니 이를 종합적으로 비교해 협상에 임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류재언 변호사

하나의 VC나 AC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군요. 결국 협상은 협상 결렬 대안(BATNA: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과의 싸움이죠. BATNA없는 협상은 100% 지는 협상이 예정되어 있을 거고요. 

서광열 대표

대안없이 한 VC에만 집중하면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대안을 가지고 있을 때 더 유리한 협상이 가능합니다. 협상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요. 실제로 자금 유동성이 폭발하던 시기에는 배달의민족, 토스, 당근마켓 같은 매력적인 기업들에 VC들이 줄을 서기도 했었죠. 

한 대라도 더 맞아야 클 수 있다

류재언 변호사

일단 스타트업 대표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잘 보여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팁이 있나요?

서광열 대표

우선 회사가 매력적으로 보여야 VC가 투자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텐데요. 제 개인적 경험에 기반한 구체적인 팁으로는, 여러 VC를 만날 것을 예상하고 만나되 가장 안 만나고 싶은 VC를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IR을 돌면 그 것 자체로도 상당한 연습이 되기 때문인데요. VC 심사역들이 IR을 듣고 주는 피드백은 더 나은 준비를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거든요. 이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최종적으로 원하는 VC를 만났을 때 만반의 준비가 된 상태로 우리 회사를 어필할 수 있습니다.

류재언 변호사

네, 공감합니다. IR은 우리 BM에 대한 날 선 공격과 방어의 시간이니, IR에서 다양한 공격을 받을수록 그만큼 방어력이 높아지고 더 발전하는 경우를 저도 많이 보았습니다. 너무 좋은 팁이네요. 

VC가 원하는 것,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서광열 대표

그리고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입니다. 기술력을 강조하려 해도 VC는 그에 관심이 없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VC의 관심사를 이해하고 그에 맞추는 것입니다.

류재언 변호사

VC가 진짜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서광열 대표

VC는 투자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회사가 성장하여 IPO나 M&A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창업자분이 ‘우리가 이 시장에서 우리 팀원들 오손도손 잘 먹고 살 수 있어요. 안정적으로 연간 매출 15억은 나올 겁니다’ 이런 얘기를 하세요. 대표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은 회사처럼 들리거든요. 창업하자마자 나는 월급도 가져갈 수 있고 잘 먹고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VC는 달라요. 안정성보다는 성장성이 우선이예요. 시장이 아무리 안정적이더라도 성장하지 않고 계속 같은 규모라면 VC는 전혀 관심 없거든요. 저도 처음에 가장 이해하기가 어렵던 부분이었는데, VC는 투자금 10억을 넣었으면 그 10억이 기본적으로 100억, 1,000억이 되길 바래요.

류재언 변호사

결국은 VC가 바라는 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거죠. 열 군데 투자했을 때 현실적으로 5, 6곳이 안정적으로 2배 수익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열 군데 투자했을 때 1, 2곳에서 100배 이상의 수익을 내는 걸 목표로 하고요.

서광열 대표

맞습니다. ‘3년 안에 2배 성장’처럼 작은 성장성으로는 VC의 관심을 끌 수 없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고 투자 협상에 임하시면 좋겠습니다.

런웨이 기준, 후속 투자 유치는 언제 시작해야 할까?

서광열 대표

런웨이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별로 다를 수 있지만, 최근 투자 받기 어려운 환경을 고려할 때 최소 1년 전부터 투자 유치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회사가 잘 나가고 VC가 투자에 열을 올리면 한두 달 만에 클로징할 수도 있지만, 보통 투자 라운드가 한번 시작되면 클로징까지 여섯 달에서 1년 정도 걸립니다. 만약 런웨이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투자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 될 수도 있어 협상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투자 유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류재언 변호사

런웨이는 투자 협상에서 실질적으로 너무 중요한 요소죠. 투자 협상이 아주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투자심사 - 투자계약 체결 - 납입 - 유상증자 등기 등 실무를 생각하면 기본 3개월 정도는 소요됩니다. 현실적으로는 5~6개월까지도 예상해야 해요. 그래서 런웨이가 12개월 이상 남았을 때 투자 유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에 절대 공감합니다. 특히 런웨이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기 시작하면 위험이 커지므로 빠른 투자 유치가 필요합니다. 

서광열 대표

사실 역설적으로 VC 입장에서는 ‘돈이 필요 없는 기업, 즉 지금 아직 버틸 수 있고, 매출도 나고 BEP도 넘겼기 때문에 돈이 그렇게 급하지는 않다’고 하는 기업이 더 매력적으로 보여요. 솔직히 런웨이가 1, 2달밖에 안 남은 간당간당한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VC들은 없을 거예요.

류재언 변호사

네, 맞습니다. 실제로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회사가 VC들에 가장 매력적입니다. 이러한 회사들은 생존할 확률도 높고, How to Make Money를 알기에 자본 시장에서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이죠. 따라서 잘 나가는 스타트업의 대표들은 투자 후에도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VC들과의 후속 투자 논의에서 우위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서광열 대표

맞아요. 한 가지 또 주의할 점은 라운드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코드박스는 시드 라운드에서 여러 VC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는데요. 시리즈 A 시점에서는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때는 국내 VC 대부분을 만나러 6개월 정도를 돌아다녔어요. 거의 50곳은 만났던 것 같아요. 하지만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습니다. 

시리즈 A 정도가 되면 투자가 VC 한 곳에서만 들어오지 않습니다. 보통 리드 투자사 1곳이 먼저 출자를 하면 이어서 3,4곳에서 같이 따라 들어오는 형식입니다. 그래서 리드 투자사가 누군지에 따라서 그 라운드의 흥행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이른바 ‘희망 고문’과 비슷한 상황이 많이 전개됩니다. VC가 그냥 ‘투자 안 하겠습니다’하고 딱 잘라서 말하면 깔끔하게 포기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다른 VC가 리드 투자사로 들어오면 나도 참여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애매하게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 무렵은 만나는 VC마다 그랬던 것 같아요. 

류재언 변호사

맞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업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멘탈 관리와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투자 유치는 예상보다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므로 철저한 준비가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장은지 대표님의 <리더를 위한 멘탈 수업>이라는 책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VC 업계는 생각보다 많이 좁다

서광열 대표

창업자들이 자주 하는 착각 중 하나가 다른 VC에게 자신의 협상 내용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겁니다. 한국의 VC 업계는 생각보다 좁고, 활발하게 투자하는 VC는 소수입니다. VC들 사이의 네트워킹은 업무 경쟁력의 일부이기 때문에 서로 잘 알고 있고 클럽딜을 통한 교류도 많습니다. 어느 한 VC와의 협상 내용이 다른 VC에게 쉽게 알려질 수 있다는 거죠. 창업자들은 이 점을 꼭 인지하고 양과에 투명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류재언 변호사

맞습니다. 창업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중요한 점입니다. A라는 VC와 협의한 내용을 살짝 바꾸어 B라는 VC에게 이야기하다가, A와 B 하우스의 심사역들끼리 서로 식사를 하며 창업자의 이야기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면 신뢰성에 커다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영원한 겨울은 없다

류재언 변호사

2024년도의 경제 상황에서 스타트업 업계는 여전히 투자 혹한기인데요. 최근에 만난 스타트업 대표 한 분은 투자 라운드를 돌면서도 투자가 안 들어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시더라고요. 이제는 ‘묻지마 투자’ 시대가 지나고, 투자 실패나 투지 지연을 고려한 플랜B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플랜B 준비는 오히려 투자 협상에서 여유를 갖고 좋은 딜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설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대표님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서광열 대표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는 금리 인하 기대도 있고, 스타트업 및 VC 업계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이 어두운 시기이지만, 새벽이 오기 전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곧 좋은 변화가 올 겁니다. 영원한 겨울은 없습니다.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참고

이 블로그는 류재언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협상가 류재언변호사초기 스타트업 기업가치평가의 비밀 영상을 토대로 작성되었어요.

ZUZU에 IR 자료 올리고
VC에게 먼저 미팅 제안받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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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파트너변호사 / 그래비티벤처스 전략이사)

비상장회사 경영권 분쟁과 주주권 및 투자자문을 전문으로 합니다. 8년째 세바시 협상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협상 바이블>과 <대화의 밀도>의 저자입니다. 유튜브 <협상가 류재언>에 더 많은 콘텐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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